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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t Summer

F(x)의 리패키지 앨범 Hot Summer가 나왔다. 우연한 기회에 듣고 M/V를 봤는데, 
굳이 걸그룹 M/V를 보는 것은 몇 년 전 원더걸즈 이후 처음이다.

여태껏 SM은 '잘 만든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M/V를 통해 그 생각을 한층 더 굳혔다. 정규 1집 타이틀인 피노키오와 Hot Summer 모두 번안곡이라는 사실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검증받은 뼈대 위에 강한 비트와 세련된 라임의, 그러나 내용 없는 반복성 가사를 얹어 포장하는 능력은 (빈정대는 것이 아니라)장인의 솜씨가 느껴질 정도다.
어쨌든 SM의 '아시아 1위가 곧 세계 1위'라는 철학은 요즈음의 (속칭)한류를 보면 단순한 허세나 희망사항이 아니라 현실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듯 하다. JYP의 숙원을 이루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원더걸즈와 비교해 보면 더더욱 그렇다.

다만 M/V를 보는 동안 오랜 기간 아이돌은 유사연애대상으로 기능해 왔다는 오키테 포르쉐의 지적이 떠올랐다. 헐벗은 소녀들의 목소리와 육체를 소비하는 대중의 변태성을 지적하는 일은 이제 식상하다.

덧 - 피노키오 M/V까지 구해놨는데, 자꾸 보게 된다. 영상의 힘이다. 노래밖에 틀지 못하는 내 아이팟에게 새삼스래 감사하는 중.
수상한 이야기 | 2011/06/22 22:54 | trackback 0 | comment 0



들어가겠다는 건지
나오겠다는 건지
고양이 한 마리 병에 머리를 넣고 간다
아니다 머리에다 병을 넣은 것이다

어느 곳에도 부딪히지 않은 병은
고양이의 목을 고요히 감싸고 있다
밤에는 전구 불빛이 걸어다니는 것 같다

유리병 고양이는 숨이 찰 때마다
숨을 덜 쉬어야 살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유리병을 깨면 살 수 있겠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았으나
이미 고양이는 나무 위로 올라가 숨어 살고 있었다
나무를 베면 고양이를 살릴 수 있을 거라 입을 모았지만
나무는 주인이 있었고 마침 주인은 없었다
배가 고플 것이지만
만족스러워 할 수도 있었다
병 안의 옹색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중얼거리지만
사람들이 듣지 못할 정도로 나지막했다

며칠 후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새벽
유리병 하나가 발견되었다
유리병 안에 아주 완벽하게 고양이가 들어가 있었다
차라리 세계 속으로 들어갔다



「유리병 고양이」, 이병률

시편들 | 2011/03/06 00:07 | trackback 0 | comment 0

★ 메이저

오랫동안 이 곳에 들어오지 않았다. 잊고 있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그동안 나는 내 글이 아름답다, 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간혹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오랜만에 이 곳에 들어와 내 글들을 읽었다.
이 곳에는 공개되지 않은 글이 많다. 그리고 이제는 얼마 되지 않을(혹은 존재하지 않을)
독자와 나 사이에 이 곳의 글들이 있다.

나는 숨겨진 글을을 읽으며,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때문일 수도 있겠다. 다만 아쉬운 점은 편편의 글들이
그리 길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사실이 내 글의 한계이다.

요즘의 나는 '과연 글을 써서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던진다. 그리고 스스로가 던진 그 질문을 피한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는 특권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는 요즈음 그 특권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다만 내가 방점을 찍는 지점이 '먹고 사는 것'인지, '글'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류없음 | 2010/03/06 23:10 | trackback 0 | comment 2

★ 공포

폭력과 무지에 지치고, 나태함으로 잊는다.
오래가지 못하는 분노를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
감동이 쾌락 앞에 무릎 꿇는 것을 나는 너무 많이 보았다.

수상한 이야기 | 2008/09/03 15:22 | trackback 0 |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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